Pavane
어둠 속에서도 기어코 빛을 찾으려고 허우적 대던 그 손에, 그 손을 지탱하던 손목에 희미한 불빛이 드리웠다
“나는 잠들기 전까지 당신을 생각하고 아침에 일어나 당신을 그리워하고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떠났습니다.”
어둠 속에서 미정을 빛으로 끌고 나와준 경록
해가 떠도 꿈을 계속 꾸고 싶어서, 긴 밤과 긴 아침이 끝나버릴까 무서워서, 먼저 꿈에서 걸어나온 미정
안개 같은 소독차의 흔적이 사라질 때 쯤 선명하게 들리는 미정의 마지막 한마디, “사랑합니다.”
“이봐, 아미고. 너 이별이 왜 슬픈 줄 알아? 헤어졌다는 고통 때문이 아니야.
잠시나마… 네가 그 사람 때문에 살아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야.
그 느낌이 끝나 버린 게 괴로운 거라고.”
요한의 시간은 멈췄는데, 그의 머리는 점점 밝음을 잃어간다.
신기하게도 요한의 머리가 한껏 어두워질 무렵, 그의 눈에는 다시 빛이 들어왔다.
왜 사랑은 오해고, 상상하는 일이고, 평생 기다려야하고, 끝까지 그 사람의 안위를 빌어줘야하는 걸까
필연적이고, 내 뜻대로 돼고, 곧장 날 다시 잡으러 오고, 평생 미워할 수는 없는 걸까
그래도 마지막엔 사랑으로 작별 할 수 있다면 아무렴 좋긴 할 것이다.
무언가를 보는 다양한 시선과 걸음이 느린 사람들을 위한 기다림으로 세상은 존재하기에
모든 건 사랑으로 인해, 사랑을 위해, 사랑이기에 다 괜찮다.